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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JJ, FRIENDS_ Self Camera season 3 - 윤기원 개인전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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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태 기자 2016-08-23

갤러리JJ는 클로즈업한 인물의 단순한 형태와 강렬한 색상으로 자신만의 독자적인 회화 스타일을 확고히 구축해온 윤기원 개인전을 마련하였다. 자신이 평소 잘 알고 있는 주변 지인들을 대상으로 세밀한 부분은 과감히 생략하되 형상의 개성이 드러나고, 시원하게 분할된 색면을 통해 대상의 감정까지 전달되는 느낌은 윤기원 작업의 특성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는 윤기원 작가가 2012년부터 해오던 ‘Self Camera’의 세 번째 시즌으로, 특별히 ‘모자를 쓴 셀프카메라(이하 셀카) 사진’을 대상으로 한 최신작을 선보인다. 오랜 기간 ‘친구’라는 소재로 보다 대상의 본질에 가까워지려는 시도와 함께 관계 소통에 관한 주제의식의 확장을 엿볼 수 있다.

    

셀카, 그림이 되다

화려한 색 조화와 간결한 인물의 표정이 훅 와 닿는 윤기원의 인물화는 그 자체로 경쾌하고 시원하다. 굵고 뚜렷한 윤곽선과 색 분할로 이루어진 화면은 선과 면의 또렷한 구분으로 인해 평면적이며, 명암이 없는 색면 자체가 도드라져 보여 추상적이기도 하다. 신작에서는 불규칙하게 색면에 문양이 나타나는데, 이는 인물의 두께감을 주고 좀더 도드라져 보이게 만든다. 입체감을 대신하여 그가 선택한 검은 라인은 동양화의 먹 선에서 기인한다.

 

 

윤기원의 작품에서 색상이 주는 파장은 대단하다. 그는 색들의 하모니를 감각적으로 찾아나간다. 화면에서 분할된 색들은 홀로 빛나기 보다 서로 간에 영향을 주고받으며 시너지를 높인다. 그는 주로 섞지 않은 원색 안료를 즐겨 쓰는데, 이는 가공되지 않은 날것, 자연의 색인 동시에 한편으로 화면 안에서 그러한 색상 매치는 도회적 화려함이라는 이중적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효과를 낳는다. 작가가 인물에게 부여하는 색, 그것은 대상과 주고받는 희로애락의 감정 혹은 경험과 기억을 반영하는 동시에 보는 이에게 색에 대한 감정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이렇듯 화면 속, 재현과 추상이 상호작용하는 가운데 친구의 모습이 떠오른다.

    

니체의 말을 빌리자면 ‘친구를 그리워하는 것은 우리 자신을 드러내고 싶다는 것’이다. 윤기원의 그림은 자신의 주변 인물들을 클로즈업해서 묘사한 이미지로써, 작가와 그 주변의 일상에서 우러나는 친밀감, 기억에서 기인한다. 오랫동안 보아온 친구의 얼굴을 통해 자신의 또 다른 자화상을 발견할 수 있음은 어쩌면 당연하겠다.

    

얼굴에 대한 관심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하며 역시 르네상스부터 그 관심은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로지에 반 데르 바이덴이 그린 여인의 초상은 곧 14세기 미의 표준이며, 뒤러는 자화상을 가장 멋지게 그렸다. 얼굴 하나에서 알 수 있는 정보는 상당히 많다. 이번 전시의 소주제인 모자 역시 18세기 영국에서는 일종의 사회적 지위를, 마네가 살던 시기에 밀짚모자는 삶의 특권인 레저를 나타내는 등 어느 시대이건 다양한 사회적 정보와 의미를 지니는 물건이다. 이렇듯 선글라스, 모자 등의 소품들은 현실적 장치로 작동하며 그림에서 팝적인 색채를 입힌다.

 

 

이번 신작의 출발점은 셀카다. 오늘날 셀카는 스마트폰과 SNS의 확산으로 어느새 전 세계인이 즐기는 놀이이자 하나의 문화 현상이 되었다. 누구든 자신의 얼굴은 직접 볼 수 없다. 오직 거울을 통해서 본 모습으로 대신하고 있을 뿐이다. 이제 셀카는 일종의 거울 이미지로 작동하며, 자신을 드러내고자 하는 자기만족의 행위, 나르시시즘의 전형을 보인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망이란 궁극에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 형성을 지향하는 것이다.

    

윤기원 작가는 이번 전시를 위하여 미리 지인들에게 셀카 사진을 공모한 후, 그것을 소재로 하여 회화로 그려냈다. 본인이 스스로의 모습을 촬영하는 셀카는 이미 일종의 자화상이다. 대상 스스로가 만들고 선택한 이미지는 다시 한번 작가에 의해, 작가 특유의 유머감각과 색채감각에 의해 재편성되고 그림이 되었다. 작가 나름의 정제하는 과정을 거쳐 나온, 그만의 세계에서 걸러낸 이미지다. 그 안에는 대상이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드러내는 것과 작가가 발견하는 것들이 씨실과 날실처럼 얽혀있다. 이는 두 미시적 세계간의 쌍방향 소통이자, 타인의 눈으로 표현된 일종의 ‘하이브리드 자화상’이 된다.

    

윤기원의 작품 속, 시들지 않은 피터팬의 감성을 들추는 얼굴은 친구의 모습이자 바로 우리 자신의 모습일 것이다.

 

(사진 = 갤러리JJ 제공)

 

기사입력 : 2016-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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